[CEO풍향계] 애플카 고민 정의선…사회책임 관심 김범수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애플카 협력 얘기가 나오면서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지속 경영을 위해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선 김범수 카카오 의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현대차그룹 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
애플이 현대차와 자율주행 전기차를 함께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는 소식 때문인데, 정의선 회장은 어떤 생각일까요?
시너지는 분명 있어 보입니다.
애플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는 물론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선두주자입니다.
다만 차를 만들어본 경험도, 생산시설도 전무합니다.
반면 현대차는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고, 자율주행과 전기차 분야의 축적된 기술에 글로벌 판매망도 가지고 있죠.
앞으로 자동차 시장은 플랫폼이 주도해 갈 것입니다.
정 회장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일 겁니다.
애플에 가려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고 결국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길을 가게 되면 글로벌 자동차 산업계에서 현대차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을 정 회장이 윈윈전략을 찾아내겠죠.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지배구조를 담은 ESG 경영 강화에 나섭니다.
ESG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중요한 화두죠.
김 의장은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두고,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국민 메신저 운영사답게 의지를 제대로 보여준 겁니다.
카카오는 올 초부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세부 계획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4일에는 구성원의 인권 보호와 이용자 보장 의무, 디지털 책임 등이 담긴 인권경영 선언문을 공개했고요.
최근 내놓은 지배구조헌장에서는 시장에 의한 경영감시, 내·외부 감시 강화, 소비자·환경 보호 등이 담겼습니다.
카카오는 남들과 다른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어하죠.
세부 사업만 100개가 넘습니다.
김 의장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신경 써야 할 분야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10년 전 만에도 쿠팡이 이렇게 커질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창립자 김범석 의장의 뚝심일까요.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투자를 계속하며 사업을 일궈냈습니다.
이런 결실일까요.
쿠팡이 미국 나스닥 상장 심사 승인을 통과했습니다.
대표에서 의장으로 물러난 이유가 여기 있었군요.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2조쯤 됩니다.
나스닥에 상장하는 건, 김 의장이 한국만 보고 사업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까다로운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제2의 아마존을 꿈꾸는 겁니다.
투자자들의 엑시트는 물론 쿠팡의 실탄 확보도 고민할 시기가 됐습니다.
꿈에 투자하는 미국에선 기업 가치만 제대로 인정받으면 금세 커질 수 있습니다.
쿠팡은 2018년 1조가 넘었던 적자를 이듬해 7,200억 원으로 줄였고, 지난해엔 영업손실이 2천억 원대로 낮아졌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11조 원으로 예상됩니다.
올해는 매출 15조 원에, 영업이익도 3천억 원으로 흑자 전환될 것이라는데, 경쟁자들의 기가 죽겠는데요.
구글코리아를 6년간 맡았던 존리 사장이 떠나고 8년 만에 한국출신 김경훈 사장이 새로 선임했습니다.
2015년 구글에 합류한 김 사장은 서울대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에, 그간 중소 IT업계 소통을 책임져왔습니다.
구글 싱가포르 오피스로 간 존리 대표는 재미교포이긴 했지만, 한국 내 소통 노력은 부족했다는 평가입니다.
3년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가서는 한국 매출과 납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기도 했죠.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일단 김 사장의 사내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바른생활 사나이로 5년간 사내 사회봉사 활동을 이끈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당장 한국에서는 국내 IT기업과 소비자들의 반발이 큰 구글플레이 앱 마켓 수수료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적용 시점을 올해 1월에서 10월로 미루기로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예고된 상태인데요.
본사가 모든 이슈를 총괄한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겠지만 김 대표가 국내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개선에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요.
새해 들어서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습니다.
이미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서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과열 논란으로 급락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 우리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성장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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